[지방자치 30년]읍면자치부터 광역연합까지, 맞춤형 자치의 시대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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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9회 작성일작성일 25-07-07 21:58본문
박누리 월간 <옥이네> 편집장이 지난달 27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성환경농업교육관에 모인 50여명 청중 앞에서 말했다.
농촌에는 주민 의사와 관계 없이 폐기물 처리장과 산업단지 등 기피시설이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악화된 주거 환경에 그나마 있던 이들도 마을을 떠나고, 지방소멸 위기는 가속화된다. 주민들의 유해시설 반대 운동은 ‘지역 이기주의’로 곧잘 폄하되는 게 현실이다. 적극적으로 지역의 문제를 찾아 해결할 권리는 애초부터 주민 손에 쥐여져 있지 않다.
이날 행사는 ‘읍면 자치권 확보를 위한 풀뿌리 공동행동’(읍면자치 공동행동)이 주최한 읍면자치 학습회였다. 일본과 영국의 주민자치 사례를 배우고, 한국 실정에 맞는 읍면자치 모델을 찾으려는 목적이다.
읍면자치란 읍면 단위에서 주민이 직접 지역의 일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지방자치의 한 형태이다. 주민들은 예산과 정책 권한을 갖고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단순히 행정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주민이 자치의 주체가 되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지난 3월 결성된 읍면자치 공동행동에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도 참여하고 있다. 하 대표는 “읍면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할뿐더러, 소멸 위기 농촌을 구할 해법”이라고 했다.
“읍면장은 시장·군수가 임명하니 이들은 지역 문제 해결보다 시장·군수의 눈치를 보기 바쁘죠. 주민에 책임을 지는 읍면장이 되려면 직선제든, 주민추천제든 주민이 임명 과정에 관여해야 합니다. 주민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결정하고 실행하려면 제일 필요한 게 자치권이니까요.”
지금은 생소하지만 우리는 이미 읍면자치를 경험한 적이 있다. 1948년 제헌헌법에 지방자치가 명시됐고,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후 1952년 시읍면 의회가 구성됐다. 시읍면 의회는 1960년까지 3기나 구성됐고, 같은 해 시읍면장 직선제도 시행됐다. 당시 선출된 면장은 대부분 독립운동이나 사회운동을 했던 이들로, 마을에서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받았다.
그러다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단체장을 모두 임명제로 바꿨다. 주민에 의해 선출된 면장은 1년 만에 쫓겨났고, 그 자리를 군인 출신들이 차지했다. 임명된 읍면장들은 마을 공동체와 단절됐다.
민주화 이후 1988년 지방자치법 개정, 1991년 민선 지방의회 부활, 1995년 단체장 직선제로 지방자치 제도가 부활했지만, 읍면자치는 되살아나지 못했다. 대신 시군구 자치로 대체됐다. 국내 시군구 평균 인구는 20만명이 넘는다. 평균 인구 기준으로 지방자치를 하는 국가 중 가장 ‘덩치’가 큰 편이다.
지방자치를 하기 위한 최소단위 행정구역의 규모가 커질수록 주민 권한은 작아진다.
황종규 동양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읍면자치 필요성을 세 가지로 들었다. 읍면은 주민이 얼굴을 알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공동체 단위이고, 작은 단위일 수록 주민 권한과 참여가 확대된다는 점이다. 또 자율적 기획과 실행을 통해 지역의 자존감과 행복이 형성된다고 했다. 작은 단위일수록 주민이 삶의 문제를 놓고 활발하게 토론하고, 직접 참여하고 실행해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정치적 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동 지역의 주민자치회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부터 읍면 의회를 구성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도시의 동 지역보다 농촌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게 상대적으로 정치적 효능감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지방자치 모델이 의회와 단체장이 대립하는 형태로만 획일화된 것도 지적했다. 이날 학습회에서 영국의 지방자치 모델을 사례로 거론했다. 기초자치단체를 일컫는 ‘지역 위원회(Disctrict Council)’의 기본 구조는 의회·집행부 통합 모형이다.
따로 단체장을 두지 않고, 의회가 임명한 수석행정관이 행정의 집행을 맡는 구조이다. 의원들은 동시에 여러 위원회에 적을 두고 관련된 집행부서의 행정을 관리감독한다. 영국을 비롯해 지방자치를 시행하는 여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형태라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지방자치의 핵심을 단체장이 아니라 의회로 보는 것인데, 국회가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기구이듯, 지역 주민의 뜻을 대변하는 게 지방의회이기 때문이다. 헌법도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118조)고 명시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선출 방식 등은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 법을 바꾸면 의회에서 능력있는 행정가를 단체장으로 임명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마치 기업 이사회에서 능력있는 경영자를 영입하는 것과 같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도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지방자치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구가 적은 지역에는 지금 같은 대립형 구조보다 통합형이 더 낫다는 것이다. “대도시가 아닌 지역은 현재 상당 부분이 소멸 지역이고 그런 곳에서 정치적 대립 구조가 왜 필요할까요. 이런 지역은 의회·책임행정관통합형 구조를 두고 정말 유능한 행정 전문가를 초빙하면 되죠.”
한국도 2022년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기관구성 다양화’ 조항이 들어갔다. 하지만 지자체 형태를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후속 법령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작은 단위에서 읍면자치나 의회·집행부 통합 모형이 논의된다면, 그보다 큰 단위에서는 광역연합이 새로운 모델로 거론된다. 대표적인 게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제도화된 특별지방자치단체이다. 두 개 이상 지자체가 교통·환경·환경·상수도·재난대응 등 공동 목적을 위해 광역적으로 행정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설치하는 조직이다.
홍 교수는 “생활권이 점점 확대돼 기존 행정구역이 의미를 잃고 있다. 권한을 중앙으로부터 얼마나 더 많이 받아 오느냐만 분권이라고 불렀지만 이젠 사람 위주의 생활 자치로 가야 한다”고 했다.
지방자치 개혁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수도권 집중 현상과 인구 소멸 위기 가속화가 있다. 수도권 3개 시도 인구 비중은 51%에 달한다. 지역총생산도 수도권 비중이 2015년 비수도권을 앞질러 계속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복잡한 행정수요 증가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도 지방자치 구조만 30년간 변화 없이 유지되며 주민 불편이 커지고 지역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문제 의식이 커졌다.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지자체들도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경쟁력 강화를 주요한 통합의 목적으로 내세운다. 현재 통합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전과 충남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지난해 11월 행정구역 통합 선언 이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 초안을 마련하고, 주민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두 시도는 주민설명회가 마무리되면 연내 특별법 제정을 통해 내년 7월 통합 지자체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행정통합 논의의 성패는 주민 공감대 형성과 새 정부의 행정체제 개편 방향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지방자치 실시 이후 인위적 행정구역에 갇힌 자치단체 간 협력 부재는 행정력 낭비와 비효율의 근원이 되고 있다”면서도 “행정체제 개편이라는 어렵고 민감한 과제를 지역민의 공감대 형성을 생략한 채 정치권과 단체장이 밀어부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 공약으로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으로 묶는 ‘5극 초광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과 지역 주도 행정체계 개편을 공약했다. 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범부처 통합 태스크포스 구성과 로드맵 마련을 통해 주민 의사를 반영한 지역 주도 지자체 통합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육 원장은 “지금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중대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며 “이 대통령이 공약한 5극·3특(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이라는 균형발전 전략에 따라 정권 초반 구체적 정책과제들이 체계적으로 제시돼 국민적 공감대를 받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8일)가 임박한 다가온 가운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 본부장이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관세 협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여 본부장의 이번 방미는 지난달 22~27일에 이어 일주일만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국내 사정, 그간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온 점 등을 강조하며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얻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에서는 우리가 무리하게 시한에 쫓기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상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은 굉장히 불확실하며, 낙관적이고 비관적인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간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둘러싸고 통상당국 안팎에서는 연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서한 압박’ 발언을 이어가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내일부터 서한을 하루에 10개국씩 보낼 것”이라며 “당신이 20%나 25% 또는 30%의 관세를 내게 될 것”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국별 상호관세(한국 25%)를 발표했다가 10%를 제외한 나머지 관세는 90일 유예하고 각국과 협상에 나선 바 있다. 유예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마치지 못한 국가들에게 일방적으로 상호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겠다는 압박 발언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한·미 관세협상의 새 쟁점으로 부상한 ‘디지털 규제’와 관련한 미국 설득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의원 43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법을 문제삼고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테무 같은 중국의 주요 디지털 대기업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미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아 중국공산당의 이익을 증진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정계나 재계에서는 이런 디지털 분야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다. 미국 테크 기업들이 미국 현 행정부의 탄생에 커다란 역할을 한 측면도 있다”며 “디지털 분야 이슈들이 협상에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부분은 미국 측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의 혁신과 규제 합리화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며 “통상과 국내 산업 측면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 잡힌 판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핵 역량 손상 수준에 대한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이란 핵 프로그램이 최대 2년 후퇴했다는 판단을 제시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내부의 정보 평가라면서 “우리는 그들(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최소 1~2년 후퇴시켰으며 아마도 2년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지난달 21일(미국시간)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의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폭탄과 토마호크 미사일로 타격했으며 공격을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핵시설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일부 미국 언론은 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피해 수준이 수개월 후퇴에 그쳤다고 보도하면서 피해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NYT는 특히 파넬 대변인의 이날 발언이 국방부의 공식 전투피해평가(BDA)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앞서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의 폭격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지만,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세 곳 핵시설에서 극심한 피해와 파괴가 발생했다”고 언급하며 보다 신중한 평가를 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강원 강릉지역에서 이틀 연속 ‘초열대야’가 나타났다.
‘초열대야’는 밤과 새벽에도 최저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3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7시 사이 최저기온은 강릉 30.4도, 삼척 29.5도, 속초 27.27, 양양 27.6도, 동해 26.1도, 고성 25.5도 등을 기록했다.
강릉지역에서는 1911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이날까지 모두 17차례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초열대야가 닷새째 이어지기도 했다.
강릉의 경우 밤사이(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흘째 이어졌다.
동해, 속초, 삼척, 양양, 고성 등 나머지 5곳에서도 열대야가 사흘째 지속했다.
영서 내륙인 원주도 25.9도를 기록하는 등 열대야가 나타나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강원도 대부분 지역은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으니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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