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추천 [사설]전공의들 대화 제의·박단 사퇴, 이제 의료 정상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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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21회 작성일작성일 25-06-26 18:17본문
전날만 해도 박 위원장은 병원·학교 복귀를 바라는 전공의·의대생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랬던 박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엔 이날 동아일보에 보도된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인터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면서 복귀 의사를 밝혔다. ‘정책 결정에 전공의 참여, 양질의 수련 환경 확보’ 등 조건을 달았지만, 전공의 대표들이 처음으로 수련 재개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읽힌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 동료들의 이탈이 적잖이 당황스러웠을 것이고, 더 이상 대표직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위원장이 이끈 대전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돌리고 수련 특례 등 유화책을 내놓아도 ‘필수의료 패키지 폐지’ 등 조건만 내걸면서 몽니를 부렸다. 올해 초 학교로 복귀하려는 의대생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박 위원장은 “팔 한쪽 내놓을 각오도 없다”고 질타하며 막아 세웠다.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된 데는 박 위원장 등 강경 지도부의 책임도 크다. 당사자들로서는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복귀하고 싶다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커진 이유일 수 있다.
의·정 갈등이 이어진 지 1년4개월이 넘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의대 증원 2000명’을 밀어붙인 과오가 크지만, 의료계 역시 장기 대치 책임이 가볍지 않다. 응급실 급구의 고통은 환자와 국민이 감수해야 했다. 정책 실패 사례로 남았지만, 의료개혁의 당위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일단 전공의 대표단과 새 정부가 만나는 것으로 첫걸음을 떼면 된다. 이제는 의·정 대치를 끝내고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을 짜기 바란다.
고졸 프로 1~2년차 이탈 많고드래프트 좌절 땐 선택지 없어대학 리그 키워 저변 확대해야
한국에서 엘리트 체육 교육을 받은 중고교 여자 농구선수에게 목표와 선택지는 사실상 하나다. 프로에 진출하는 것.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프로선수가 될지, 아니면 농구를 포기할지 결정해야 한다. 많은 유소년 인재들이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일찌감치 농구공을 내려놓는다. 프로 전력 약화와 국제 경쟁력 저하, 여자농구 인재풀 감소가 끝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한국 유소년 여자 농구선수의 수는 매년 꾸준히 줄고 있다. 2025년 기준 전국 학교 운동부에 소속된 19세 이하 여자 농구선수는 595명으로 10년 전(688명)보다 100명 가까이 줄었다.
여자 농구 세대교체의 주역인 ‘슈퍼 가드’ 박지현을 배출한 서울 숭의여고 농구부는 2025년 등록 선수가 없어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 울산 화봉고와 전남 법성고는 최소 인원인 5명으로 힘겹게 농구부를 유지하고 있다. 전주기전여고 농구부의 올해 등록 선수는 1명이다.
전문가들은 여자농구의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유소년 선수들의 이탈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은혜 여자프로농구(WKBL) 해설위원은 “프로를 목표로 어릴 때부터 운동한 선수도 막상 프로 진출 후 1~2년차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드래프트에 지원했다가 좌절했을 때 대학 진학 등의 다른 목표를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여자 농구선수 대부분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프로 무대에 도전한다. 2025년 현재 5명 이상의 등록 선수를 보유한 대학 여자 농구부는 전국에 7개뿐이다. 대학 남자 농구부(17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10시즌 동안 선발된 141명의 신인 선수 중 대학 재학 중, 혹은 졸업 후 선발된 선수는 29명에 불과하다. 2024~2025시즌 드래프트에서는 일본 교포인 홍유순과 이여명만이 대학 선수로 선발됐다.
김은혜 해설위원은 “지금은 프로에 실패한 선수들이 대학에 간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고 프로에서도 대학 선수들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농구의 본토인 미국은 대학 농구가 크게 활성화돼 있다. 2025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38명 중 35명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1에 소속된 선수다. 여자농구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가 아이오와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출전한 NCAA 여자농구 결승전은 평균 시청자 수 187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대학 여자농구 활성화 움직임이 있다. 2015년 창단한 부산대 여자 농구부는 2024시즌 대학리그 전승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대 체육대학에 재학 중인 12명의 선수 중 일부는 프로 진출을 준비하고, 일부는 교직 이수 등을 통해 또 다른 농구 인생을 도모한다.
부산대 농구부 코치를 맡고 있는 김규정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는 “여자농구 선수가 프로에 가지 못하거나 프로 인생이 끝났을 때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대학에 와서 다른 공부도 해보고, 농구의 행정적인 면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WKBL에 따르면 2015~2016시즌 이후 은퇴(웨이버, 임의해지 포함)한 3년 차 이하 선수는 총 60명에 달한다. 이 중 12명이 프로 데뷔 1년 차에 은퇴를 선언했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진출을 선택한 선수들의 상당수는 정착에 실패하고 튕겨져 나오는데, 대학은 선수 수급난에 시달린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 한국대학농구연맹은 2025년 여대부 선수 등록 관련 규정을 변경해 WKBL 출신 여자 선수들의 대학리그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김규정 교수는 “여자농구에 대학 진학이라는 선택지가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엘리트 선수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저변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에서도 대학 선수들을 많이 뽑아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일면식 없는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40대 직원을 다치게 한 김성진(33)이 24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나상훈)는 이날 오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진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을 인정하냐는 판사의 물음에 김성진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성진도 무표정한 얼굴로 “네”라고 답했다. 짧게 깎은 머리에 갈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선 그는 말 없이 아래를 응시하며 눈을 껌뻑였다.
김성진은 지난 4월22일 미아역 인근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일면식 없는 60대 여성 A씨를 숨지게 하고, 40대 여성 직원을 공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마트에 있던 술을 마시고 진열된 흉기의 포장지를 뜯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뒤에는 마트 매대에 진열된 과자 더미에 흉기를 은닉하고, 인근 골목으로 이동해 담배를 피우며 112에 자진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성진은 범행 전날에도 술에 취해 넘어져 오른손 손가락 골절로 인근 정형외과에 입원 중이었다. 검사는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 가족과의 갈등, 장기간 약을 복용하지 않아 발생한 환청 등이 겹쳐 참지 못하게 되자 누군가를 죽여 그 분노를 풀고 교도소로 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진은 범행 이후 경찰 조사에서 “병원 의사가 나를 죽이려 해 겁이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에서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재판을 지켜보던 유가족은 울음과 분노를 터뜨렸다.
발언 기회를 얻어 증인석 마이크를 잡은 A씨의 큰 언니는 “(동생이)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그렇게 무참하게 당했다”며 “저는 다른 건 없고 그냥 최고의 형을 바란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쥔 오른손을 벌벌 떨며 왼손에는 재판 내내 눈물을 훔친 손수건을 움켜쥐었다.
A씨의 작은 언니는 “저런 악마는 정말 인간 속에서 다시는 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저건 악마지, 사람이 아니다. 절대 내보내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A씨의 조카 김재형씨(41)도 취재진에 “(김성진이) 전혀 반성하는 태도가 아니었고, 본인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뉘우치기는커녕 뻔뻔한 태도”였다며 “최고형을 받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족은 퇴정하는 김씨를 향해 “악마, 너는 다시 나오지 말라 했다”고 소리쳤다. 김씨는 무표정으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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